wonse의 독일 생활기/먹고, 마시고, 입고, 살고

독일에서 겪는 코로나 1편 (2월말)

Wonse.D 2020. 11. 5.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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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24

 

이 곳에 마스크 쓴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한국은 코로나로 난리가 났는데도 말이죠.

독일에는 마스크를 끼는 문화 자체가 없습니다. 마스크를 끼면 경찰한테 잡힐 수도 있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무서워 한다고 합니다. 입을 가리는 것이 좀 무례한 행동이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실제로 제가 다니는 마페학원 선생님은 예전에  감기가 심해서 마스크를 꼈었는데 경찰이 수상하다고 붙잡았다고 합니다.

  
한국 뉴스를 보면 대재앙급의 전염병이 퍼져서 세상이 멸망할 것 같습니다. 이탈리아도 확진자가 엄청 나온다던데 좀 무섭기도 합니다. 반면에 베를린은 생각보다 평온합니다. 어학원-마페학원-집 이렇게 세군데만 주로 가기 때문에 더 그렇게 느끼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독일 뉴스는 베를린 영화제 이야기가 대부분이고 하나우의 총격사건이 많이 조명되고 있습니다. 독일 내의 코로나 바이러스 이야기는 관심 밖인지 인터넷을 찾아봐도 언급이 되질 않네요.

 

 

베를린 사는 중국인 여성이 독일 여자 둘한테 맞았다는 이야기는 독일 뉴스가 아니라 한국 뉴스에서 들었습니다. 그 때 조금 무서웠는데 실제로 돌아다녀보면 이상한 분위기는 느껴지지 않습니다. 다만 저번에 어떤 사람들이 우리를 슬쩍보면서 우리가 중국인인지 아닌지에 대해 토론하는 것을 들은적이 있다. 세계 각국에서 학생들이 모여드는 어학원도 다들 태평합니다. 아예 코로나에 대한 언급 자체가 없어서 평상시랑 무슨 차이가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평온한 일상의 이유를 추측하자면 가장 큰 요인은 베를린에 외국인이 정말 많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외국인이 익숙하기도 하고 많아서 피할래야 피할수도 없는 것이 베를린의 현실입니다. 돌아다니는 순간 마주치는게 필연적이거든요. 동양인도 지하철을 타기만 하면 한 칸에 하나둘쯤은 무조건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저희가 지하철에 타거나 어딜 들어가도 이상한 시선으로 바라보지는 않습니다. 근처에 앉아도 딱히 자리를 피하거나 하지는 않구요. 하지만 아시아인이 예전보다 길거리나 대중교통에 좀 덜 보이는 듯한 느낌입니다. 아마도 다들 외출을 삼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곳 독일인들은 일본인들과 꽤 비슷한 부분이 있어서 불편한 부분을 밖으로 티를 잘내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더 겉보기에 태연해 보일지도 모릅니다.

  
지난 주말에 이웃집 독일인 할아버지인 피터에게 직접 만든 호떡을 나눠주었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독일인의 생각을 직접적으로 들을 수 있었습니다. 피터는 중국인 뿐 아니라 한국인도 독일인들이 조심스러워 하고 있다고 얘기해줬습니다.(독일어가 아직 짧아 대충밖에 못 알아듣지만요) 그래도 문 열어주고 마스크 안차고 나온 것을 보면 우리가 베를린에 온지 오래된걸 알기 때문이지 않을까요. 

그냥 저의 바램은 이 상황이 빨리 끝났으면 합니다. 신경쓸게 안그래도 많은데 더 늘어나는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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