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형 색색의 베를린 지하철역 디자인
아래 글은 2019년 10월 26일에 쓰였습니다.
지하철역에 갈 일이 많습니다. 어학원을 가던, 어딜 놀러 가던 주로 이용하게 되는 것은 지하철입니다. 베를린에서는 지하에서 스마트폰이 잘 안 터집니다. 그러다 보니 주변에 보이는 게 많고 결국 이것도 직업병인지 디자인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한국에서 대학교를 다니던 시절, 역들의 디자인은 비슷비슷했습니다. 비용절감을 위해서인지 통일성을 주기 위해서인지 모르겠지만 머릿속 서울 지하철 역의 이미지는 대략 회색 빛 이미지죠.
제가 사는 집 근처의 지하철역 디자인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각입니다. 각이 잘 다듬어진 도형들의 조합으로 개체들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런 식으로 역 전반적인 무드가 맞추어져 있어서 눈에 들어오는 그림이 예쁩니다.
색깔이 강렬한 것도 특징입니다. 북유럽, 독일은 날씨가 거의 항상 좋지 않아 집안 가구나 오브제를 오히려 비비드한 색상을 쓴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모르겠는데 원색 계열의 강렬한 색깔들이 곳곳에 배치되어있습니다. 아마도 한국이었으면 무슨 이렇게 과감한 색을 공공시설물에 쓰느냐고, 무난한 게 최고라는 소리를 들었을만한 색들입니다.
다만 무조건 쨍한 색이 아니라 톤이 정리되어 있고 적절히 채도를 떨어뜨리거나 올린 색들입니다. 다양한 색을 섞어도 촌스럽지 않다는 것을 눈으로 몸소 배우고 있습니다.
더 좋은 것은 지하철 역마다 디자인이 다릅니다. 그 장소의 특색을 살린 디자인으로 벽을 꾸미고, 구조를 만듭니다. 역 하나하나가 디자이너와 건축가의 작품이랄까요??
솔직히 주변 환경에서 배우는 게 많은 것 같아 너무 즐겁습니다. 그냥 눈만 돌려도 디자인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널린 거니까요. 요새는 탐닉적으로 디자인이 예쁜 것이 보이면 찍고 또 찍습니다. 얼른 제 손에서도 이런 디자인들이 나왔으면 좋겠네요.
끝. 2019.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