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 연착과 취소. 독일 열차의 악명. 포기하세요. 그래야 맘이 편합니다.
독일에 살다 보면 굉장히 화가 나는 일이 많이 있습니다. 특히 한국인의 경우에는 굉장히 편하게 한국에서 살아왔던 것 때문에 (깨닫지 못했겠지만) 더더욱 화가 나는 일이 많은데요, 그 대표주자가 열차입니다. 통칭 DB, 도이치반, Deutsch Bahn, 독일 열차 입니다.
독일 열차 DB는 굉장히 연착이 잦습니다. 그 수준이 어느 정도냐면 정시발차율이 80% 정도라고 합니다. 즉 내가 10번을 열차를 예매해서 타면, 2번은 꽝이라는거죠. 약속에 늦을 수도, 중요한 계약을 놓칠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떨까요? 한국의 정치 발차 율은 약 90%가 넘고, 그걸 넘어서서 거의 100퍼센트에 가깝습니다. 뉴스기사에 따르면 98% 정도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게 당연한 것 아니냐구요? 아니요, 그렇지 않습니다 한국과 일본 정도만 그 정도의 퍼센트를 유지하고 있고, 다른 나라들은 대부분 정치 발표율이 그다지 높지 않습니다. 이 부분에서는 한국이 세계 1위입니다. 독보적이에요.
독일의 정시발차율이 낮은 가장 큰 이유는 노후화된 열차 선로들 때문인데요, 물론 그 이외에도 여러 가지 이유로 연착이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서 가장 극단적인 케이스이지만 2차 세계대전 때 불발탄이 선로 근처에서 발견되어서 연착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니면 악천후가 생겼다거나 혹은 기술적인 문제, 테크니컬한 요소가 문제가 생겨서 발차가 늦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러한 문제가 이렇게 자주 일어나냐고요? 네 자주 일어납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80% 정도밖에 정시발차율이 되지 않아요. 그렇다면 한국인들만 이런 것을 답답해 할까요? 아니요. 독일인들도 매우 화나 합니다. 그래서 독일인들은 중요한 계약을 앞두고 있거나 중요한 일정이 있는 경우에는 아예 전날 그 도시에 가서 하룻밤을 자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면 열차가 제 때 출발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죠. 그 시간에 맞춰서 열차를 끊었다가 연착이 되었다? 그러면 그 계약이나 그 중요한 일정에 가지 못하는 일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저 또한 이 연착 때문에 이를 그르칠 뻔한 적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시험을 봐야 해서 열차를 타고 가는 중인데 열차가 중간에 멈춘 적이 있었어요... 그럼 이제 정말 머릿속이 새하얘집니다. 가장 최근에 겪었던 것은 백신 예약 후 열차를 탔을 때였는데요. 백신 예약을 12시에 잡고 이제 넉넉하게 11시 반 쯤에 예방접종 장소에 도착하도록 열차 예매를 해 두었습니다. 그런데 중간에 열차가 멈추더라구요. 출발하겠지... 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연착이 되는 수준이 아니라 아예 열차가 취소가 됐습니다.
진짜 말 그대로 잘 가고 있던 열차가 갑자기 뚝 멈추더니 다 내리라고 합니다. 열차가 취소됐다고.
아니 출발을 했는데 왜 취소가 되냐구요!!!! 그건 저 그건 저도 잘 모르겠는데 같은 열차에 타있던 독일인들은 그냥 그러려니 하고 내립니다. 심지어 화도 안냅니다. 한국인으로선 이해하기 힘들죠. 만약에 한국에서 이런 일이 생겼으면 은 아마 다들 내 표 환불하라고!! 당장 이게 무슨 짓이냐!! 하고 난리가 났을 겁니다. 하지만 이곳은 독일이고 독일인들은 이런 일을 굉장히 익숙합니다.... 한국인인 저만 속이 답답해서 터져 죽을 노릇이죠.
아무튼 이렇게 DB의 악명은 굉장히 높습니다 맨 처음 독일에 와서 생활하시는 분들은 반드시 유예 해야 할 점 중 하나입니다 미리미리 대비하고 그리고 연착 시간까지 잘 계산을 해서 최대한 미리 출발하는 것 그것도 여의치 않다면 아예 그냥 전날 가 있는 것 그것이 이 날 그것이 이 나라에서 시간을 정확하게 지킬 수 있는 팁이죠.
그럼 연착을 방지하는 법에는 뭐가 있을까요?? 그런 것은 없습니다. 정말 운 입니다. 이제 연착이 되면은 앱이나 역내 전광판에 알림이 뜨면서 대체경로로 탈 수 있는 열차 편을 추천을 하거나 교통편을 알려줍니다. 그러나 그렇게 대체 열차 같은 것으로 갈아탄다고 해도 정시에 도착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어차피 늦어요.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버스 편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보통 정확한 시간을 지키기 위해서는 열차를 타거나 지하철을 타거나 하죠. 버스는 교통체증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피합니다. 하지만 독일에서는 만약에 차가 많이 막히지 않는 구간이라면 오히려 버스가 안전합니다. 버스는 제가 탔던 것 중에는 지금까지 중간에 멈춰서 내리라고 한 적은 없습니다. 열차는 두세 번 있었던 것 같아요. 열차가... 중간에 내리라니.... 이게 열찹니까? 대환장이죠.
그렇다면 연착이나 열차 취소 로 인해서 입은 금전적인 피해보상은 어떻게 받아야 할까요? 부가적인 피해보상에 대해서는 보상을 못받습니다. 예를 들어 약속에 늦어서 계약을 못했다, 그래서 생긴 경제적 피해 이런 것은 보상을 받을 수 없습니다. 다만 연착이 되었기 때문에 열차표를 일정 부분 보상받을 수 있을 뿐입니다. 그것도 그리 간단치 않습니다. 연착이 된 이후에 해당 역에서 역장의 도장이나 서명을 받아서 연착증명서를 떼어야하죠. 그래야 일정 부분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있는데요. 그것도 열차 표값을 전부 돌려주지는 않고 일정 부분 감안해서 연착 시간에 따라 혹은 연착 구간에 따라서 돈을 티켓 값을 돌려줍니다.
부디 참고하셔서 독일에 놀러오신 관광객, 유학생, 교민 분들은 연착으로 피해보는 일 없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