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유학일기 21.09.27 _ 텔크 시험 합격 후 베를린 나들이 1편
2021년 09월 27일.
베를린 나들이 1편
홀가분한 마음으로 나들이를 떠나온게 참 오랜만이었다. 베를린에 오랜만에 가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선생님이 부탁하셨던 물건을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물론 그 외에도 제대로 독일 대학생이 된 것 기념도 겸사겸사였다. 아침 일찍 일어나 플릭스 버스를 타고 베를린에 도착했다. 전날 저녁에 천둥벼락이 미친 듯이 몰아치기에 날씨가 괜찮을지 걱정이었으나 다행히도 하루종일 흐리기만 할 뿐, 비를 맞거나 할 일은 없었다.
짝궁이 백신을 아직 전부 접종하지 못해서 테스트를 받고 음성결과를 기다렸다. 기다리면서 프랑스,독일 돔 광장을 거닐었다. 어떤 분이 다가와서 관광버스 상품을 권유했다. 아직도 관광객 티가 나나보다. 짧게 대화를 나누었는데 서울에서 산적이 있다고 한다.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를 꽤 억양까지 잘 살려서 말하시더라. 좋은 하루 보내라고 서로 웃으며 작별인사한 후 전날 찾아두었던 카페로 향했다.
들어가자마자 눈에 띈 것은 현금결제가 안된다는 표시판이었다. 독일에 카드결제 안된다는 곳은 정말 많이 봤지만 현금결제가 안된다는 곳은 처음봤다. 크로와상과 샌드위치를 시키고 도이치방크 카드를 내밀었는데 결제가 안된다. 등줄기가 서늘했다. 직원도 답답한지 푸푸거리고 우리도 푸푸거렸다. 다행히 마스터카드를 짝궁이 가지고 있어서 무사히 결제했다. 내가 안가지고왔으면 어쩔뻔 했어!라고 짝궁이 의기양양하게 말한다. 음… 다른데 갔겠지ㅋㅋㅋㅋ
라떼가 오트밀 우유였는데 입에서 느껴지는 질감이 특이하다. 미숫가루랑 흡사한데 우유에 훨씬 가까운 느낌? 암튼 그 덕택인지 속이 더 편하다. 우유를 너무 많이 마시면 속이 니글거리는데 그런게 없었다. 오랜만에 카페에 와서 그런지 기분이 무척 좋았다. 사실 어학시험의 압박감없이 이렇게 밖에 놀러나온지 정말 오랜만이었다. 그래서 그냥 뭘해도 기분이 좋았다. 샌드위치와 크로와상을 먹어치우면서 앞으로 뭘 하고 싶은지 이야기를 나눴다.
미래에 대한 대화는 언제 해도 재미있다. 이게 공상으로 끝날지 진짜 현실이 될지는 앞으로 우리의 노력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잠시 유튜버도 꿈꿔봤다가, 본업에 충실하자 해서 디자이너로 어떻게 여기서 활동할지도 생각했다가, 그보다 학교는 어떻게 잘 버틸 것인가를 생각했다가…(어째 대화가 길어질수록 점점 현실과 타협하게된다.) 이런 거 다 부질없고 열심히 하자! 파이팅!으로 대화가 마무리된다. 샌드위치도 라떼도 다 떨어졌으니 털고 일어나서 유대인 박물관으로 향했다.
_2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