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유학일기 21.09.27 _ 베를린 아쿠아리움과 쌀국수. 베를린 나들이 3편
베를린 나들이 3편.
베를린 동물원 옆에 딸린 아쿠아리움은 밖에서 건물 크기를 봤을 때는 그리 크지 않았다. 사실 안에서도 그렇게 큰 느낌은 아니다. 코엑스 아쿠아리움에 비하면 사실 좀 작은 편이다. 하지만 그래도 나름 내실은 알찬 느낌이다.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 것은 해파리들이다. 상어도 아니고 거대한 피라루크나 알록달록 열대어들보다 해파리가 정말 아름다웠다.
물 속을 부유하는 느낌과 빛을 받아 영롱하게 빛나는 느낌이 바다 속보다는 우주를 유영하는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 어류들이 있던 1층보다 파충류 양서류 등이 있던 2층이 한국 동물원들에 비해 굉장히 멋졌다. 정리도 잘되어 있고 뭔가 깔끔하다고 해야할까? 아쉽게도 일정이 촉박해서 전부 꼼꼼히 구경을 하지는 못했으나 충분히 멋진 경험이었다.
밖에 나와서는 쌀국수를 먹으러 갔다. 베를린에 오면 베트남 음식을 먹어야한다. 슈바인학센? 소시지? 맥주? 그런 것들을 찾는다면 베를린에 살았던 사람이 아니다. 베를린은 쌀국수의 본고장이다.(이게 무슨 개소리람) 월남전 이후 보트피플 등 많은 베트남 망명객들이 독일에 흘러 들어왔고, 그 덕에 베를린의 베트남 음식은 본토 풍미가 물씬 난다. 쌀국수를 먹으러 간 곳은 Cao Cao (카오카오)라는 곳이었다. 아쉽게도 베트남 본연의 맛이 잘 안나는 현지화된 곳이었다. 음.. 아무리 먹어도 불고기 같았다...서둘러 국수를 뚝딱하고 선생님을 뵈러간다.
오랜만에 Berliner Straße에 오니 감회가 참 새롭다. 여기서 독일 미대 입시 포트폴리오를 만들었던게 불과 1년전이다. 선생님은 그대로였고 아이가 무사히 태어난 것에 매우 행복해하셨다. 학교 관련되어서 이야기도 조금 듣고, 졸업생들의 졸업 후 독일 내의 진로 이야기도 듣고, 선생님이 베를린에서 어떻게 마페 학원을 하게 되었는지 썰도 풀어주셨다. 석사졸업 후 부모님이 지원을 중단하셨고, 그 이후 생계를 위해 시작을 한 일이 이렇게까지 커지게 되었다고 한다. 선생님 본인도 이렇게 될지 몰랐지만, 꽤 보람있고 젊은 친구들과 교류하는 일이 즐겁다고 하셨다. 나와 남주도 대학에 몸 담는 동안은 아직 고민이 덜 하겠지만, 언젠가 한명의 디자이너로 스스로 먹고 살아갈 길을 개척해야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