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물가는 얼마나 저렴할까? (베를린 물가)
독일은 서유럽에서 물가가 싼 편으로 꼽힙니다. 하지만 외식에는 해당되지 않고, 식재료에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
한마디로 독일은 밥해먹으면 물가가 싸고, 사 먹으면 비쌉니다. 저와 여자 친구 같은 경우에는 요리를 직접하는 걸 매우 좋아합니다. 그래서 거의 이 곳은 천국이나 다름없죠.
일단 마트에서 장을 보면 고기, 채소, 야채가 싸다는 것이 확 느껴집니다. 쇼핑카트를 꽤 채워 넣었는데도 결제를 하면 대략 한화 4만 원~5만 원 정도에서 그칩니다. 보통 제가 쇼핑 한번 할 때 20유로 후반대에서 30유로 중반대를 왔다 갔다 합니다. 반면에 외식은 가격이 만만치 않습니다. 지나가면서 메뉴판 가격을 보면 '응 아니야'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메뉴판만 보고 지나간 것만 열번은 되는 것 같습니다. 대부분 굉장히 비싸고 그나마 싼건 케밥인 듯합니다.
*야채
제 최애 쇼핑 아이템은 샐러드 봉지입니다. 갖가지 채소가 다듬어져서 들어있는 한봉지가 0.73유로, 즉 한화 1000원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내용 구성물도 꽤 알차서 그 봉지 위에 드레싱만 뿌리면 완벽한 샐러드가 된답니다. 한국의 샐러드를 생각해보면... 파리바게뜨의 샐러드들이 거의 4000원 후반에서 5000원 중반대를 왔다 갔다 하는 걸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가격이죠. 저희는 많이 먹는 편이 아닙니다. 그래서 샐러드 한 봉지를 하루를 넘게 먹습니다. 3.5끼 정도 되는 것 같아요. 물론 샐러드만 먹는게 아니기 때문에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양이 적은 사람들이라는 것을 감안해도 진짜 쌉니다. 사진보면 레몬이 6개정도 들어있는데 0.99유로. 그니깐 1300원입니다. 한국에선 저 양을 사려면 5000원 정도 될듯하네요.
*맥주
그리고 제일 강력하게 싼 것은 맥주입니다. 사진의 한 캔이 1000원이 안됩니다. 한화로 800원 정도 되네요. 술 좋아하는 사람이 베를린에 오면 진짜 큰일 날 것 같습니다. 가끔 맥주나 과자, 식품 리뷰도 올려보겠습니다.
*빵
독일 마트의 빵은 진짜 싸고, 크고, 맛이 좋습니다. 저는 원래부터 빵을 좋아했습니다. 다만 한국에서 빵이라는 것은 간식에 가까웠습니다. 생각해보니 빵들이 기본적으로 달달해서 그랬던 듯하네요. 그런데 여기 빵은 달지도 않고 든든해서 진짜 밥같고 배가 잘 꺼지지 않습니다. 먹고 나면한국 빵처럼 입에 달달한 기운이 남는 것도 없어요. 하지만 그래서 싫어할 사람도 있겠죠. 독일인 식사량을 직접 눈으로 목격한 적이 없어서 가성비가 어떤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희 둘의 양으로는 바게트 하나를 사면3일 동안 먹을 수 있습니다. 크기는 제 팔 한쪽만 한데유로, 즉 3000원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빵에 발라먹는 버터가 정말 맛있는 것이라는 것을 와서 깨달았습니다. 그런데 그것보다 마요네즈가 더 엄청납니다. 뭘 넣은 건지 모르겠는데 약간 뇌에 화학반응 올 정도로 맛있습니다. 빵에 발라먹고 소리를 질렀다고 하면 이해가 가시려나요.
아직 독일어에 익숙하지 않은 저희에게는 식재료 고를 때 필승 전략이 생겼습니다. 매대가 많이 비어있으면 사람들이 많이 집어간 거고,거의 맛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아직까지는 한식이 그립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아직 도착한 지 며칠 되지 않았기 때문일까요. 그리고 한인식당을 가려고 해도 가격표 보면 향수병이 싹 날아갑니다. 순대국밥이 15000원이거든요. 한식은 한식이 그리워서 물만 마셔도 한식 먹고 싶을 때 먹으러 갈 예정입니다.
오늘 저녁은 소시지나 구워 먹을까 합니다.소시지가 정말 맛있어서 부모님께 보내드리고 싶은 맛이에요.
25.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