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독일 택배 1편 : 내가 집에 없으면 돌아간다.
한국 사람들이 생각하는 독일의 주된 이미지는 보통 이렇습니다.
딱딱함, 정확함, 기술이 발달함, 시간을 잘 지킴, 진지함….
하지만 독일에 살면서 느낀 바로는 이 단어들이랑 독일 문화가 생각보다 잘 일치하지 않습니다. 다른 것이라면 몰라도 적어도 독일 택배 서비스는 이 단어들과 거리가 멉니다. 특히나 한국에서 택배를 자주 시키던 사람이라면 복장이 터지고 스트레스를 받아서 앓아누울만한 것이 독일 택배 서비스입니다.
독일 택배가 뭐가 그리 불편하고 스트레스를 주느냐 하면 대충 6가지 입니다. 다른 시리즈를 읽고 싶으시다면 아래 글의 목차를 누르시면 바로 이동하실 수 있습니다.
- 내가 집에 없으면 택배가 돌아간다.
- 내가 집에 있어도 택배가 돌아간다.
- 택배가 무거우면 안 온다.
- 느리다.
- 언제 오는지 정확하지 않다.
- 엉뚱한 곳으로 택배가 간다.
- 배송완료 상태창이 거짓말이다.
독일 택배는 자국 내에서도 악명 높습니다. 독일인들도 독일 택배를 짜증 나 합니다. 어학원에 다닐 때도 선생님이 택배 얘기가 나오면 포기했다는 말투로 “걔네들은 원래 그래. 답이 없어.”라고 할 정도입니다. 7개의 시리즈 글에 걸쳐서 독일 택배가 왜 이렇게 악명 높고, 불편하고 불친절한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글은 분노의 독일 택배 이야기 첫 번째, "내가 집에 없으면 돌아간다."입니다.
1. 내가 집에 없으면 돌아간다.
한국은 택배가 도착했는데 사람이 집에 없으면 문 앞에 두고 갑니다. 아무도 가져가지 않아서 분실되지 않고, 집에 퇴근하고 돌아온 사람이 멀쩡하게 수령할 수 있죠.
사실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입니다. 한국에서나 가능한 이야기죠. 어찌 보면 정말 유토피아에 가까운 공공 도덕성입니다. 하지만 유럽에서는 어림없는 소리입니다. 집 앞에 택배를 덩그러니 놔두면 분실, 파손의 위험이 굉장히 큽니다. 문 앞에 택배를 두는 것은 훔쳐가라는 거랑 똑같습니다.
그래서 독일에서는 일반적으로 택배 수령인이 없을 경우 문 앞에 ‘왔다 갔다, 언제 다시 온다’는 쪽지를 붙이고 도로 들고 갑니다. 혹은 근처 Paket Shop(택배 샵)이나 Post Filiale(우체국 지점)에 택배를 맡겨 놓을 테니 거기서 찾아가라는 쪽지가 문 앞에 붙기도 합니다. (이게 더 일반적입니다.)
결론은 택배가 오는 시간에 내가 집에 없으면 못 받는다는 것이지요. 한국에 비하면 꽤 불편합니다. 이런 경우 문 앞의 쪽지를 떼서 들고 여권+안멜둥(거주등록증)을 지참해서 거기에 적혀있는 Filiale나 Paket Shop으로 가면 택배를 찾을 수 있습니다.
하. 지. 만.종종 내가 집에 멀쩡히 기다리고 있는데도 택배가 오지 않기도 합니다. 다음 글 2편 ‘내가 집에 있어도 택배가 돌아간다’에서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 내가 집에 없으면 택배가 돌아간다.
- 내가 집에 있어도 택배가 돌아간다.
- 택배가 무거우면 안 온다.
- 느리다.
- 언제 오는지 정확하지 않다.
- 엉뚱한 곳으로 택배가 간다.
- 배송완료 상태창이 거짓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