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독일 택배 2편 : 내가 집에 있어도 택배가 돌아간다.
1편에 이어서 분노의 독일택배 이야기 2편입니다. 지난 시리즈를 읽고 싶으시다면 아래 글의 목차를 누르시면 바로 이동하실 수 있습니다.
- 내가 집에 없으면 택배가 돌아간다.
- 내가 집에 있어도 택배가 돌아간다.
- 택배가 무거우면 안 온다.
- 느리다.
- 언제 오는지 정확하지 않다.
- 엉뚱한 곳으로 택배가 간다.
- 배송완료 상태창이 거짓말이다.
독일 택배가 주는 분노는 7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두 번째 분노 "내가 집에 있어도 택배가 돌아간다" 입니다.
2. 내가 집에 있어도 택배가 돌아간다.
이전 글을 읽으셨다면 이게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인가 싶을 겁니다. 수령인이 집에 있어야만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내가 집에 없으면 택배가 돌아간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문화와 치안의 차이 정도라고 생각할 수 있죠. 하지만 수령인인 내가 집에 멀쩡히 있어도 택배가 돌아가버린다니 이게 무슨 말일까요?
제가 겪은 에피소드를 풀자면 이렇습니다. (독일 생활 초반에 겪었던 실화입니다.)
월요일 아침에 택배 배송을 추적하기 위해 DHL 독일 사이트에 들어가 보았습니다. 한국처럼 카톡으로 배송 과정을 친절하게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제가 시시때때로 DHL 택배 사이트에서 상태를 확인해야 합니다.
베를린 집하장에 제 택배가 와 있다고 합니다. 베를린 집하장이면 거의 다 온 것이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외출을 하지 않고 어학원도 하루 빠지고, 하루 종일 집에 있으면서 택배를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한국에서 온 택배였으니까요.
10시쯤이 되자 배송 시작으로 상태창이 바뀝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택배를 기다립니다. 혹시나 택배 기사분이 왔을 때 사람이 없으면 돌아갈까봐 세탁기랑 건조기를 돌리러 갈 때도, 마트에 간단히 식재료를 사러갈 때도 한 사람은 집에 남고 움직였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배송 완료로 상태창이 뜹니다. 난 받은게 없는데? 그리고 사이트에 내 택배가 어디로 간 것인지도 표시가 되질 않습니다.
원래 문 앞에 쪽지가 있어야 할 텐데 그것도 없습니다. 쪽지에 분명 언제 다시 온다, 혹은 어디 대신 맡겨놓겠다 하는 정보를 적어놓기 때문에 꼭 찾아야합니다. 쪽지를 찾아서 아파트 대문 앞이랑 우편함이랑 집 앞 다 뒤져봅니다. 없습니다. 난리를 치는 와중에 DHL사이트에 service point로 배송 완료됐다고 내용이 바뀝니다.
Service point가 뭔데 제걸 받아요? 멘탈이 와장창 깨져서 미친듯이 인터넷으로 서칭을 시작합니다. Service point는 Paket Shop(택배 샵)이나 Post Filiale(우체국 지점)인데 쪽지가 없으면 편지가 며칠 뒤에 우편함에 꽂힌다고 합니다.
근데 그 우편이 오는데만 3-4일이 기본인 것이 함정입니다. 그러니 택배가 돌아갔다. -> 어디로 간지 모른다 -> 3~4일을 기다리면 택배가 어디로 도착했고, 직접 와서 찾아가라는 편지가 온다.
여기서 가장 큰 스트레스를 주는 포인트는 이거죠. 아니, 내가 집에 있었는데! 왜 그냥 딴 데에다가 내 택배를 맡겨?? 네. 독일은 그래요. 한국처럼 택배 회사에 전화해서 항의해봐야 소용없습니다. 여긴 이게 정말 일반적인 일이니까요. 항의 전화를 하면 아마 이런 이야기만 듣게 될겁니다.
‘나는 모르는 일이야. 택배 기사랑 직접 이야기해봐.’
하하! 독일어를 잘하지도 못하는데 택배 기사한테 어떻게 따지겠습니까. 그리고 아직 택배기사 얼굴도 구경 못했는걸요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인지 여러 독일 유학생들의 글과 커뮤니티를 보면서 원인을 찾아보았는데, ‘택배가 무거우면’ 이런 일이 벌어지고는 한답니다.
자세한 것은 3편 ‘택배가 무거우면 안 온다’ 에서 설명드릴게요.
- 내가 집에 없으면 택배가 돌아간다.
- 내가 집에 있어도 택배가 돌아간다.
- 택배가 무거우면 안 온다.
- 느리다.
- 언제 오는지 정확하지 않다.
- 엉뚱한 곳으로 택배가 간다.
- 배송완료 상태창이 거짓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