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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nse의 독일 생활기/디자인하고, 공부하고

독일 대학 첫 등교 후기 :: 오티 OT, Einführung, 캠퍼스 구경

by Wonse.D 2021. 10.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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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대학 첫 등교

독일 대학에 처음으로 가는 날이다. 일단 이 나이먹고 새내기라니 미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조금 안심이 가는 부분은 OT장소에 가보니 나 말고도 연식이 좀 되어보이는 분들이 계신다는 것. 아마도 나처럼 직장다니다 오신 분들이 대부분일 거라 생각된다. 아니면 그냥 노안일수도. OT는 단순명료했다. 대형 강의실에 마스크를 쓴 학생들이 가득 앉고 앞에 교직원들이 대충 어떻게 대학생활이 시작될거다~라고 설명해주는 식이다. 한국에서 대학교 오티랑 딱히 다르지 않다. 아니 솔직히 20대 초반은 기억도 잘 안나서 모르겠다. 암튼 그냥 별거 없다고 느꼈는데 그건 내가 독일어를 10%정도만 알아들어서 그럴 수도 있다. 하하 왜이렇게 빨리말해요 제발 천천히 말해줘요 ^^ 역시 시험 때 듣던 독일어랑 현실 독일어는 너무 다르다. 뭐 어떻게든 살아남으렴 미래의 나 화이팅!




대형 강의실에서 오티가 끝나고 다들 어디론가 우르르 몰려가길래 한국인의 장기인 흐름타기를 해보았다. 그랬더니 프로필 사진을 갑자기 찍는다. 머리감고 오기 잘한 거 같다. 짝궁과 나 말고도 한국인 한 명을 만났는데 1년전 면접 볼 때 만났던 분이다. 셋이서 이야기를 나누며 프로필 찍기를 기다렸다. 사진을 찍고나니 교직원 분이 Spitzname가 있냐고 물어본다. 못 알아들었다. 다시 설명해준다. 자세히 들어보니 교수가 널 부를 별명이 뭐냐고 물어보는 것 같았다.(확실하진 않다) 그래서 원세로 할까 하다가 어학원에서 선생님이 날 본지라고 부른게 생각났다. 독일어는 W가 ㅂ발음이고 S가 ㅈ발음이라 원세라고 알려줘도 난 본제, 혹은 본지가 된다. 그래서 그냥 '원'이라고 했다. 원투쓰리포 원은 잘 발음해주겠지 설마. 조교가 굉장히 부르기 쉽다고 좋아한다. 한국인 이름을 한방에 발음해내는 독일인을 본 적이 없다는 기억이 나면서 기뻐할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프로필 사진을 찍고 나왔는데 아무도 없다. 등골이 서늘하다. 뭔가 잘못된 거 같다. 나눠준 프린트를 보니 산업디자인과 프로필 사진 촬영은 14시라고 적혀있는데 지금은 11시. 하하… 다 어디간거지… 한국인 셋이서 캠퍼스를 헤매기 시작했다. 친절한 독일 친구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해봤는데 그들도 모른다. 교직원 한명을 붙잡고 물어봤는데 그분도 모른다. 교직원 3명 정도를 거쳐서 겨우 산업디자인과 오티를 찾아냈다. 갔더니 한창 진행중이었다. 뻘줌하게 껴서 대충 앉아 들었는데 눈에 익은 교수님들 얼굴이 보인다. 면접 때 봤던 분도 있고 대충 저분이 학부장이었지 싶은 분도 보였다. 학부장님이 말하는 속도가 거의 래퍼시다. 나이도 굉장히 많으신데 정말 빠르게 말하신다. 나의 짧은 인생경험에 비춰보면 보통 나이가 들면 말을 천천히 하시던데 저분은 예외인거 같다. 다른 교수님이 뭔가 개그를 치셨는지 애들이 웃지만 나는 웃지 못한다. 뭘 알아들어야 웃지. 알아들은 거는 할레 사는 학생? 정도의 질문이었다. 대충 뭔가 끝나서 다들 박수를 치길래 따라치고 일어났다.





과 조교분이 신입생들을 데리고 캠퍼스 투어를 시켜줬다. 작업장이 독일에서 2번째로 큰 학교라고 한다. 정말 규모가 엄청나다. 사출공정이랑 유리,도예,금속작업 등을 전부 학교에서 할 수 있다. 나중에 작업을 할 생각을 하니 두근두근하다. 랩실에서 진행한 프로젝트 전시회를 마지막으로 오티가 끝났다. 랩실에서 진행한 프로젝트가 CMF 쪽이라 짝궁이 연구원을 붙잡고 질문했다. 이 랩에서 일하는 방법은 3가지 정도란다. 랩실이랑 연관된 수업에 들어오거나, 가끔 도와줄 알바 뽑는데 그거 지원하거나, 하나는 기억 안난다. 언제든 질문하러 오라고 그래서 참 좋았다. 당장은 아니고 1년 뒤쯤 갈 것 같아요. 점심시간이라고 해서 나왔는데 식당 입구를 못찾겠다. 애들은 다 어딜갔는지 보이지도 않고… 그냥 한국인 셋이서 와플가게 가서 맛있는 와플을 먹고 파했다. 뒷 이야기도 더 있는데 다음 글로 쓸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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