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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nse의 독일 생활기/디자인하고, 공부하고

해외유학과 끝나지 않는 어두운 터널. 나는 무엇을 위해 여기 왔나?

by Wonse.D 2021.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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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 디자인을 공부하기 위해 왔을 때, 저는 설렘으로 가득 부풀어 있었습니다. 앞으로 마주할 새로운 경험들, 그리고 새로운 사람들. 그리고 점점 발전해갈 제 자신이 매우 기대가 되었죠. 

 

그리고 이제 2년이 되어가는 해외생활 동안 느낀 것은 무엇일까 돌이켜봅니다. 저는 아직도 여전히 독일어 공부를 하고 있고, 학교는 시작도 하지 못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여행이라던지 관광, 새로운 사람들과의 교류도 정말 어려워졌죠. 새로 사귄 친구는 전혀 없고, 어학원을 다닐 때 사귀었던 친구들도 모두 연락이 끊어지고 코로나 때문에 만날 수 없게 되었죠. 그 외에도 여러 여행 계획과 박물관, 미술관 관람등의 유럽 생활의 메리트 먼지가 되어 사라졌고, 언제 다시 가능해질지 예측조차 되지 않는 나날입니다. 

 

 

지금은 매일매일 지루하게 책상에 앉아 독일어 공부를 하며 하루를 시작하고 하루를 마감합니다. 합격증이 나올 그 날만 고대하면서 말이죠. 매우 답답했습니다.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 있노라면 내가 무엇을 하기 위해 이 곳에 왔는가, 나는 선택을 옳게 한 것인가 라는 고민이 머리 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분명히 나는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기 위해서 독일 유학을 선택했는데 나의 세상은 더 좁아지고 능력을 발휘할 기회도 더욱 사라진 것 같았습니다. 밖에 나가면 독일어는 여전히 상쾌하게 잘 들리지 않고 저의 입에서는 유창한 독일어가 나오지도 않습니다. 유학을 와서 진보를 하기는 커녕 세네단계 퇴화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어느 유튜브에서 유퀴즈 영상을 보게 됐습니다. 구글 수석디자이너 분이 나와서 유재석님과 이야기를 하는데, 그 분도 똑같은 생각을 하고 계시더라구요. 분명 나는 넓은 경험을 느끼고 나를 한단계 끌어올리기 위해 외국에 나왔는데, 더 좁은 세상에 갇힌 느낌. 그 영상을 보면서 눈물이 났습니다. 나만 그런게 아니구나. 해외에서 외국인으로 산다는 것이 원래 이런 것이구나. 모두가 이 감정과 이 어려움을 느끼는구나. 그리고 그 분의 동료인 많은 외국인 직장인들도 느끼는 '더 좁은 세상'을 저도 느끼고 있다는 것이 내심 안심이 되었습니다. 내가 잘못된 길을 가는 것은 아닌가보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구요.

 

https://www.youtube.com/watch?v=G14s0fXBcN4 

그 날 이후로 생각을 고쳐먹었고, 더 이상 우울함에 저 자신을 맡기지 않기로 했습니다. 어찌됐든 저는 매일매일 무언가를 하고 있고, 그로 인해 발전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기로 했죠. 사실 보이지 않는 발전일 뿐 언젠가 써먹을 날이 올거라는 것 또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 초조함이 저의 뒤를 바짝 따라오면서 끊임없이 귀에 속삭이고 있었을 뿐이에요.

'너 그대로 괜찮겠어?'

생각해보니 괜찮지 않다고 뭐 어떻게 할 수가 없습니다. 다 때려치우고 한국으로 돌아갈까요? 그 것은 답이 아닙니다. 지금껏 투자한 시간을 그럼 그대로 다 날려버리게 되는거니까요. 그저 참고 견디고 인내하며 이 자리를 지키고, 꾸준히 한걸음 한걸음 바보같이 나아가는 것 이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오늘도 걷고 있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블로그에 이렇게 글을 써보았습니다. 저와 같은 모든 해외생활 하시는 분들 힘내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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