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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nse의 독일 생활기/먹고, 마시고, 입고, 살고20

독일유학일기 :: 독일어로 말을 걸어주면 고맙다 이번에 한국에 잠시 들어갔을 때 일이다. 예전에는 지나다니던 외국인들을 신경 쓴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제는 내가 외국인으로 살아서인지 한국에 온 외국인들이 엄청 잘 보인다. 한 외국인이 과일가게에서 과일을 고르고 있었다. 아저씨가 ‘뭐 드시게?’하고 물어본다. 옆에서 조마조마했다. 갑자기 저렇게 한국어로 말을 걸면 순간 머리가 하얘질텐데. (내가 독일에서 그렇다) 다행히도 한국어를 잘하시는 분이라 도와드릴 일은 없었고, 그 분은 무사히 수박을 사가셨다. 한국에 살 때 난 외국인을 보면 거의 항상 영어로 말을 걸었다. 한국어로 말을 건 적은 없는 것 같다. 그 바탕에는 ‘이 사람은 외국인이라 한국어를 못할거야’라는 생각이 깔려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어떻게 보면 난 그 외국인의 잠재적 한국어 연습기회를 .. 2021. 10. 16.
독일 유학생 일기 :: 강력한 독일마늘 한국인이 마늘냄새 난다는 이야기는 굉장히 유명하다. 이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는 한국에 있었기에 ‘아니 냄새가 나면 얼마나 난다고 유별난 놈들’ 이라고 생각했다. 생마늘을 그대로 먹지 않고 익혀먹는 이상 그렇게 냄새가 나는 것 같지도 않은데 말이다. 양식 유튜브 영상들을 봐도 셰프들이 마늘을 잘만 쓰더라. 물론 한식에 비해 조금 넣긴 하지만. 뭘 그리 난리를 칠 정도인가 싶었다. 한국의 마늘은 잘 익히면 조금 거짓말 보태서 감자같다. 마늘의 알싸한 느낌은 많이 사라지고 좋은 향기만 나는 느낌? 그래서 한국인들 대부분은 마늘이 향신료라고 그러면 어이없어 한다. 마늘은 채소지 무슨? 근데 독일에 와서 독일 마늘을 요리에 써보니 생각이 좀 바뀌었다. 여기 마늘은 뭐랄까, 좀 응축되어 있다. 이런 걸 먹으면 .. 2021. 10. 5.
유학생의 로망 :: 나는 어떤 집에 살고 싶은가? 살고 싶은 집에 대한 로망 어렸을 때 고향에 살 때 맘에 안 드는 것이 하나 있었다면 뷰였다. 내가 살던 아파트는 서로 15층이 넘는 아파트끼리 마주보는 구조였는데, 그래서 창밖을 보면 시야의 대부분이 반대편 아파트였다. 다행히 거리는 꽤 되어서 햇볕은 참 잘 들었지만 그래도 꽤 답답하다고 느꼈던 것 같다. 하지만 그건 약과였다. 서울에 월세집을 잡는 순간 창밖에는 반대집 벽돌밖에 보이지 않았다. 서울의 원룸 중에 바깥 풍경이 쫘악 보이는 집은 거의 없다. 집 앞 도로라도 보인다면 아마도 더 비싼 집이거나 옥탑방일 경우다. 그 때부터 내 집에 대한 로망은 ‘밖에 벽이 아닌 뭔가 보이는 집’이 되었다. 이걸 로망이라고 하는 것도 웃기지만 밖에 뭐가 나무라거나, 공원이라거나, 하늘이라거나 등등 뭔가 예쁜 것.. 2021. 10. 3.
유학생활의 힘든 점. 유학와서 독일에서 '사는 것'과 '버티는 것'의 차이. 산다는 것과 버틴다는 것 어떤 장소에 '산다'고 인식을 하는 것은 생각보다 오래 걸린다. 20살 때 서울에 처음 도착해서 모든 풍경이 낯설었던 기억이 있다. 매일 재수학원과 숙소만을 오가며 살았는데, 당시에는 내가 서울에 산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재수 생활을 버틴다고 생각했지. 지금 생각해보니 그랬었다. 다시 한번 주변 환경이 크게 바뀐 것은 군대를 갔을 때였다. 그 때도 내가 군대 안에서 산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버틴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내가 독일에 있는데 사는 것이 아닌 버티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왜 그런지 곰곰히 과거를 생각해봤다. 내가 서울에서 산다고 느낀건 언제였을까? 돌이켜보면 길고 긴 재수 삼수동안에는 집과 학원외에는 익숙한 곳이 없었다. 그 생활을 끝내고 대학에 가고 나서야 주변에 자주 .. 2021. 1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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